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 첫 만남 (1)

흑해여왕 (소설)

by Pontos Axeinos 2020. 6. 7. 15:35

본문

  흑해여왕

 

글쓴이 Pontos Axeinos

 

2. 첫 만남 (1)

 

 

 

“Pig?”

 

“What?”

 

“Chinese zodiac”

 

“Oh. Yes.”

 

영어 언어교환 모임에서 있었던 대화이다. 미국인 Chris가 진행하는 이 모임은 천안의 인생책방이라는 카페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 모이는 모임이다.

 

2019년 4월 5일 금요일. 영섭은 이 모임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익숙한 모임이었다. 평소처럼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켜서 안쪽 자리에 앉아 모임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앉아서 Chris와 함께 일상의 안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들어왔다. 이 모임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었다. 영섭은 여자에게 바로 눈이 갔다.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한눈에 봐도 어딜 가나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예쁘기도 했지만 눈에 띈 것이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예쁜 여자는 한쪽 발목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있었다. 들어올 때 같이 온 남자가 여자의 가방을 들어주었다. 아마도 계단을 올라오는 동안 가방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 매력적인 여자가 영섭의 앞자리에 앉았다. 영섭쪽으로 뻗은 깁스한 다리에 검정색으로 칠한 엄지발톱이 보였다. 눈앞에 젊고 예쁜 여자가 앉아있어서 영섭은 참 운이 좋은 날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와 예쁘다. 26살쯤 됐을까?’ 라고 영섭은 생각했다.

 

“My name is Hana.”

 

각자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었다. 그 여자의 이름은 하나였다.

 

“And my favorite character is Ariel in The Little Mermaid.”

 

하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인어공주의 애리얼이라고 했다. 인어공주의 사운드트랙을 모두 다 외우고 있는 영섭은 정말 반가워서,

 

“Ariel! Part of Your World!” 라고 웃으며 말했다.

 

“Yes!” 하나도 반갑다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영어모임을 진행하던 도중 어떤 맥락이었는지 서로 돌아가면서 나이를 말하게 되었다.

 

“I was born in 1986. I’m 34 in Korean Age.” 라고 하나가 말했다.

 

‘와, 서른 넷인데 26처럼 보이네.’ 라고 영섭은 생각했다.

 

영섭의 차례가 되어서, “I was born in 1983.” 라고 소개했다.

 

그랬더니 마주 보고 가까이 앉아있던 하나가,

 

“Pig?” 이라고 묻듯이 말했다.

 

"What?” 영섭이 되물었다.

 

“Chinese zodiac” 하나가 덧붙였다.

 

“Oh. Yes.”

 

돼지띠. 맞다. 돼지띠였지. 

'흑해여왕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 첫 만남 (2)  (0) 2020.06.09
1. 두정중  (0) 2020.06.07
0. 프롤로그  (0) 2020.06.05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